내가 존재하지 않는 모든 곳에는 완전한 어둠만이 지배한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모든 곳에는 완전한 어둠만이 지배한다

2017, 철, 알루미늄, 나무,  플라스틱, 100x100x269cm, 2017바다미술제 커미션 작품

해변가에 덩그러니 놓인 관광 망원경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리 시야 밖에 있을법한 무언가를 그 안에서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에리카 라이는 한 개인이 역사적으로나 영토학적으로 맺고 있는 관련성을 밝혀내는데 관심을 두고, 이것을 풍경을 통한 시각적 경험 속에서 찾아내고자 한다. 작가가 다대포에 설치한 쌍원경은 일상의 경험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공간 프레임을 경험하게 해주며,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에서 저 멀리 금지된 구역을 시각적으로 가깝게 인지하도록 함으로써 또 하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설치된 쌍안경에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의 문구 “내가 존재하지 않은 모든 곳에는 완전한 어둠만이 지배한다(Everywhere I Am Not Total Darkness Reigns)”가 새겨져 있어 마치 바다와 육지가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해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을 반복적으로 교차하여 드러내듯이 공간의 시각적 연결성과 물리적 단절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다.

작가

에리카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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